01Award film受賞作
너에게 피고,
너에게 지다
멈추지 않은 버스 한 대에서 시작된 이야기.
낯선 도시의 정류장에 함께 남겨진 두 사람. 예정에 없던 기다림은 인연이 되고, 함께한 봄과 여름은 끝내 말하지 못한 마음으로 남습니다.
2026 대전 AI 영상 콘텐츠 공모전 최우수상English translation: Top Excellence Award, 2026 Daejeon AI Video Content Competition
ARTIST NOTE작품 해설 읽기결말 포함
이 이야기에는 아직 하지 못한 말이 남아 있습니다.
멈추지 않은 버스
낯선 도시의 정류장에서 그녀가 물었습니다. 이 버스가 맞느냐고. 그는 답했습니다. 자기가 탈 때 같이 타면 된다고.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버스는 두 사람 앞을 그냥 지나갔습니다.
누구의 실수도, 의도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버스가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두 사람은 같은 자리에 남겨졌고, 예정에 없던 기다림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에게 주어진 것은 봄과 여름뿐이었습니다. 벚꽃이 지는 길을 걸었고, 나란히 건반을 눌렀고, 가파른 골목에서 서로를 기다렸습니다. 그가 건넨 꽃다발은, 시들 것을 알면서도 건넨 마음이었습니다.
함께 넘지 못한 계절
가을이 오기 전에 한 사람이 떠났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는 지는 잎이 없습니다. 다만 꽃이 질 뿐입니다.
책상 위의 여권, 끝내 잡지 못한 손끝, 함께 넘을 수 없었던 경계. 두 사람은 마지막까지 아무렇지 않은 척했습니다.
비행기가 도시를 떠난 뒤, 화면은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거슬러 처음의 정류장으로 돌아갑니다. 그곳에 꽃다발을 품은 그녀가 서 있습니다. 웃으면서 울고 있습니다.
“아직 여기 있어?”
그 물음에 대한 답은, 화면에 나오지 않습니다.
정해 두지 않은 답
마지막 장면은 일본의 어느 꽃가게입니다. 그녀는 그때 받았던 튤립과 꼭 닮은 꽃 앞에 멈춰 서서, 조심스럽게 꽃잎을 만집니다.
정류장에서의 재회는 실제였을까요. 꽃 앞에 선 그녀의 기억이었을까요. 아니면 언젠가 돌아가 이루고 싶은 미래였을까요. 답을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그가 끝내 그녀를 찾아갔다고 보았습니다. 누군가는 그날 정류장에 서 있던 것이 그녀가 아니라 그의 마음이었다고 했습니다. 누군가는 두 사람이 아직 만나지 않았다고, 그래서 더 좋다고 했습니다.
어느 쪽으로 보아도 이야기는 성립합니다. 다만 어느 쪽으로 보느냐에 따라, 제목의 뜻이 달라집니다. 너에게 피고, 너에게 지다. 무엇이 피었고 무엇이 졌는지 — 그것도 보시는 분마다 다를 겁니다.
다시 보이는 것들
다시 보시면 처음엔 지나쳤던 것들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꽃다발이 몇 번 등장하는지. 두 사람이 같은 것을 쓰고 있던 장면이 있었는지. 그리고 마지막 컷에, 왜 한 사람만 남아 있는지.
그가 삼킨 말과 그녀가 기다린 말은 어쩌면 서로 다른 말이었을 겁니다. 그 어긋남에서 다음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당신은 어느 쪽을 보셨나요. 그리고 그렇게 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남겨주시는 해석을 전부 읽고 있습니다. 그 해석들이 다음 이야기의 방향이 될지도 모릅니다.
멈추지 않은 버스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아직 어느 곳에도 완전히 멈추지 않았습니다.





